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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실습, 병맛 호러 코미디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by 와이지엠 202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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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2026년 5월 13일 CGV 단독 개봉한 한국 독립영화인데 흑마술 동아리가 나오는 하이스쿨 호러 코미디 영화 교생실습이에요. 처음엔 제목만 보고 학교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이게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웃기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찡한 영화였습니다. 독립영화가 이렇게 당당하고 개성 있을 수 있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1. 교생실습, 어떤 영화

엄청난 포부와 사명감을 안고 모교로 부임한 열혈 교생 강은경. 내가 선생님이라니 개쩌는데라며 의욕 넘치게 교생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은경은 기묘한 분위기의 교내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 소라의 세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 위대하고도 숭고한 의식이에요라고 말하는 소녀들과 함께 수능 귀신을 마주하면서 죽음의 모의고사를 치르는 이야기입니다. 고득점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영혼까지 저당 잡힐 각오를 해야 하는 학생들, 그런 아이들의 연약한 마음을 영악하게 이용해 무시무시한 거래를 제안하는 흑마술 세계가 배경입니다. 김민하 감독의 신작으로 한선화의 첫 공포 영화 주연작입니다. 전작인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장편상으로 2관왕을 했던 감독의 작품이에요. 완전히 독립된 이야기라 전작을 안 보셨어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2.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무대 인사에서 감독이 관객석을 향해 큰절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개봉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CGV 단독으로라도 스크린에 걸릴 수 있게 됐다고요. 그 절을 받으면서 마음이 찡했다는 관람객 후기를 보고 저도 찡해졌습니다. 요즘처럼 대형 상업 영화만 살아남는 시장에서 이런 독립영화가 상영관에 걸린다는 게 절대 당연한 현실이 아닙니다. 한국 영화의 다양성은 말로만 지켜지는 게 아니라 이런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고 누군가 극장에서 보러 갈 때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병맛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 설명에 딱 맞는 영화입니다. 유치하고 허술한데 당당한 느낌이에요. 그런데 그 유치함이 오히려 더 웃기고 더 사랑스럽습니다. 수능이라는 무거운 현실과 흑마술이라는 황당한 설정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풍자가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고득점을 위해 영혼을 파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웃기면서도 슬픕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수능 앞에서 몸서리치는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 잘 느껴졌거든요.

3. 한선화와 세 소녀들

한선화의 첫 공포 영화 주연작입니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린 연기였어요. 열혈 교생 강은경은 포부는 크지만 현실은 버벅대는 캐릭터입니다. 진지하게 사명감을 불태우다가 황당한 상황에 허를 찔리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웃겼습니다. 한선화가 이런 코미디 연기를 이렇게 잘할 수 있는 배우인 줄 몰랐어요. 쿠로이 소라의 세 소녀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 위대하고도 숭고한 의식이에요라며 흑마술을 진지하게 논하는 소녀들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어딘가 짠했습니다. 수능 앞에서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됐거든요. 이 영화는 소녀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감독이 밝혔습니다. 결국 걸스 나잇 영화로 입소문이 나면서 여자친구들끼리 모여 보는 영화가 됐다는 이야기가 훈훈했어요. 소녀들의 우정과 웃음이 이 영화를 살려준 것 같다고 감독이 후기를 보며 울었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4.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겉으로는 황당한 흑마술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릅니다. 고득점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영혼까지 저당 잡힐 각오를 해야 하는 학생들의 현실. 그 연약한 마음을 영악하게 이용하는 구조. 무너진 교권과 비대해진 사교육까지, 여러 겹의 씁쓸한 현실을 함께 담아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시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 같은 현실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흑마술이라는 장치로 풍자한 영화입니다. 고2 딸이 있는 엄마로서 이 영화가 남달리 와닿았습니다. 딸이 수능 때문에 힘들어할 때 이 영화 보여주면 한번 웃어줄 것 같았습니다.

5. 감상평

고2 딸이랑 같이 봤습니다. 딸이 보면서 계속 깔깔대다가 흑마술로 수능 점수 올릴 수 있으면 진짜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엄마인 저도 웃음이 터졌어요. 사춘기 딸이랑 이렇게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둘이 같이 웃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12세 이상 관람가라 중학생 자녀와 함께 보셔도 좋습니다. 수능 앞에 지쳐있는 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웃으면서 잠깐 수능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독립영화라 화려한 영상이나 대규모 제작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만의 독특한 개성과 따뜻한 메시지는 대형 상업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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