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까지 보다 보니 이번엔 분위기를 바꿔서 공포 스릴러 노이즈를 봤습니다. 평소 공포 영화는 잘 안 보는 편인데, 층간소음 이야기라는 설명을 듣고 호기심에 보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보고 나서 한동안 저도 아파트에 사는데 윗집 발소리에 예민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현실적이고 소름 끼치는 영화입니다.

1. 노이즈, 영화내용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입니다. 보청기에 의지하는 청각 장애 여성이 사라진 동생을 찾아 나서는데, 아파트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층간 소음이 어쩌면 동생의 행방을 밝힐 열쇠일지도 모른다는 설정입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주영과 주희 자매가 어느 날부터 아파트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다가, 동생 주희와 연락이 끊기자 불안에 휩싸인 주영이 동생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그게 더 무서웠던 이유입니다. 매일같이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던 주인공이 여동생의 실종을 계기로 믿을 수 없는 미스터리와 마주하게 되면서, 우리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현실감과 심리적 긴장감을 동시에 줍니다. 저도 아산에서 살면서 층간소음 때문에 동네 분들끼리 다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게 영화처럼 극단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자매와 마찬가지로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아랫집 남자는 그 소음의 근원이 윗집 자매에게 있다고 생각해 살인 협박까지 하게 됩니다. 결국, 귀신이 낸 초자연적 소음과 이웃이 낸 물리적 소음이 모두 실재했고, 그 두 가지가 겹치면서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동생을 찾아 나섰던 주영은 결국 동생을 구하지 못하고 환각과 정신 붕괴로 마무리되는 어두운 열린 결말입니다. 이웃 간의 갈등이 이렇게까지 번질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현실적이라 무서웠습니다.
2. 제작 비하인드가 더 소름
극 중 아파트 지하의 쓰레기 더미 장면은 100% 제작 소품으로 꾸민 세트 촬영이 아니라, 미술팀이 실제 쓰레기를 절반 정도 섞어서 만들어 악취까지 그대로 재현했다고 합니다. 지하에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가 있었다는 설정도 영화적 허용이 아닌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영화가 더 무섭게 소름이 돋았습니다.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라는 점이 계속 머리속에 남았습니다. 주인공 주영 역을 맡은 이선빈은 여동생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아파트 내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과 맞서는 인물로 감정과 눈빛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현실 공포 장르에 걸맞은 몰입감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보청기에 의지하는 설정 때문인지 소리를 듣지 못하는 두려움과 동생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연기를 영화 보는 내내 나도 같이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3. 영화리뷰
네이버 영화 평점은 7.90점으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일부 관객들은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하다, 중반 이후 텐션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아쉽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보면서 중반쯤 살짝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도입부와 후반부의 긴장감이 워낙 강력해서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영화는 사춘기 아이들과 같이 보기엔 조금 무거운 영화입니다. 그래서 혼자 봤는데, 보고 나서 아이들에게 층간소음 조심하라고 한 번 더 잔소리하긴 했습니다. 건강원 일하면서 동네 사람들과 부딕히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작은 갈등도 쌓이면 무서운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충분히 무서운 영화입니다. 자극적인 장면보다 심리적 긴장과 사회적 고립을 통해 현실 공포를 효과적으로 구현한 작품으로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라면 더욱 와닿으실 겁니다. 층간소음 문제로 스트레스받으신 적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보고 나면 한동안 윗집, 아랫집 소리에 더 신경 쓰이실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