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파운더 보고 나서 사업 이야기에 맛이 들렸는지 이번엔 리미트리스를 봤습니다. 2011년 개봉한 영화인데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제목이 좀 낯설었는데 뇌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약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건강원 하면서 보험 일도 하고 블로그도 하면서 항상 머리가 더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저한테 딱 맞는 영화였습니다.

1. 리미트리스, 영화정보
마감 날짜가 다가오지만 한 글자도 쓰지 못한 무능력한 작가 에디 모라는 애인에게도 버림받고 지질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우연히 만난 전처의 동생이 준 신약 NZT-48 한 알을 복용한 그는 순간 뇌의 기능이 100% 가동되면서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뀌어 버립니다. 보고 들은 것은 모두 기억하고 하루에 한 개의 외국어를 습득하며 아무리 복잡한 수학공식이라도 순식간에 풀어버립니다. 주식 투자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세계 최고의 금융가 칼 밴 룬(로버트 드 니로)의 눈에 들게 됩니다. 브래들리 쿠퍼가 지질한 작가에서 천재 사업가로 변해가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웠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세계 최고의 금융가 칼 밴 룬 역할입니다. 처음엔 에디를 업신여기다가 점점 그의 능력에 의존하게 되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2011년 3월 개봉한 SF 스릴러 영화로 닐 버거가 연출했습니다. 2,700만 달러 예산 대비 약 1억 6,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2. 뇌 100% 활용이라는 설정
인간이 뇌를 10~2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설은 과학적으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설을 전제로 만들어졌고 그게 너무 매력적입니다. 만약 정말로 내가 가진 능력을 100% 쓸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 상상이 이 영화 내내 이어집니다. 그냥 판타지가 아니라 어딘가에는 저런 약이 실제 있거나 곧 개발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절묘하고 매력적인 설정입니다. 영화의 시각 효과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약물을 복용한 주인공의 시각을 겪는 듯한 눈이 돌아가는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영상미가 호평받았는데 실제로 보면 화면 자체가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약 먹기 전 에디의 세상은 칙칙하고 어두운데 약 먹고 나서는 화면이 밝고 선명해지는 연출이 독특했습니다.
3. 결말 해석 (스포 주의)
에디는 집 발코니 난간 위에 서 있고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에디는 그 순간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에디가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걸 보여주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역순으로 풀어가는 구조입니다. 에디가 NZT-48를 처음 먹었을 때는 신세계지만 약을 오래 먹을수록 부작용이 심각해집니다. 약효가 도는 동안에는 만사가 잘 되고 엄청나게 유능해지지만, 약효가 끝나면 기분이 나빠지고 무기력해집니다. 에디의 전처 멜리사는 약을 먹고 사장까지 가지만 약을 끊었더니 머리가 아프고 토하고 집중력 결핍까지 나타나 모든 걸 잃고 비참하게 살게 됩니다. 에디도 너무 많이 복용한 탓에 진짜 마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밤새도록 온갖 곳을 돌아다니다 기억이 뒤죽박죽이 되고 몸도 엉망이 된 채 깨어나는 상황을 겪습니다. 약이 완전히 떨어진 에디는 시체의 피를 핥아먹습니다. 그런데 에디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연구해서 개발합니다. 이후 에디는 미국 상원의원이 되고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연인 린디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칼 밴 룬이 에디를 찾아옵니다. 에디가 비밀리에 운영하던 실험실 3개를 폐쇄시켰다며 에디를 협박합니다. 그런데 에디는 침착하게 칼 밴 룬의 범죄 혐의를 꺼내 들며 반격합니다. 서로 약점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적이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면서 완전히 상황을 역전시킵니다. 그리고 에디는 핵심적인 한마디를 합니다.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데 손 놓고 당할까 봐서요?" 이제 약 없이도 그 능력이 유지된다는 선언을 합니다. 이 결말을 두고 해석이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에디가 진짜로 약 없이도 천재가 됐다는 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해석이 있습니다. 오랜 약복용으로 뇌 자체가 변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쪽에서는 에디가 칼 밴 룬을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여전히 약에 의존하고 있지만 칼 밴 룬에게 자신의 약점을 숨긴 것이라고 말입니다. 감독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관객이 각자 판단하도록 열어두는 열린 결말입니다.
4. 총평
전개는 호평이지만 후반엔 마무리가 다소 엉성하거나 성급하게 끝내는 것 같다는 평이 있습니다. 저도 보면서 후반부가 너무 빠르게 마무리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에디가 약 없이도 이미 됐다고 하는 결말이 너무 쉽게 해결된 느낌입니다. 약의 부작용과 의존성 문제를 좀 더 깊이 다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2 딸이 옆에서 보다가 "엄마 저 약 있으면 좋겠다, 공부 다 잘 될 텐데"라고 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한테도 솔깃한 영화였습니다. 저도 가끔 건강원 일, 보험 일, 블로그, 세 아이 육아를 동시에 하다 보면 머리가 터질 것 같을 때 NZT-48 한 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신선한 영화입니다. 브래들리 쿠퍼의 변신이 인상적이고 뭔가 더 잘하고 싶은데 한계를 느끼시는 분, 새로운 도전을 꿈꾸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보고 나면 왠지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