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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우리, 사랑했던 만큼 이별도 아팠습니다

by 와이지엠 2026.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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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2018년 개봉한 중국 로맨스 영화로 유약영 감독이 연출하고 징보란과 저우둥위가 주연을 맡은 먼 훗날 우리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중국 영화를 찾다가 평점이 좋길래 봤는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중국 영화라서 처음엔 낯설었는데 보기 시작하고 나서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이건 중국 영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습니다.

1. 먼 훗날 우리, 어떤 영화

2007년 설 연휴,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된 린젠칭과 팡샤오샤오. 베이징에서 각자의 꿈을 좇으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연인이 되지만, 팍팍한 현실 앞에서 결국 서로를 떠나보내고 맙니다. 이별 후 10년이 지난 어느 날 두 사람은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10년간 엇갈렸던 연애와 이별 그리고 그 후의 감정을 보여주는 영화예요. 배경이 되는 베이징이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꿈을 안고 베이징으로 온 젊은이들이 현실의 벽 앞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그려집니다. 베이징의 차가운 현실이 두 사람 사이를 조금씩 갉아먹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유약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첫 작품인데도 시간 순서를 뒤섞는 복잡한 구조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어서, 보는 내내 연출력에 믿음이 갔습니다. 중국 본토에서도 흥행과 평단의 반응이 모두 좋았던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2. 저우둥위의 연기가 이 영화의 전부

저우둥위는 화면을 밝게 채우다가도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불안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배우입니다. 그 두 얼굴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게 이 배우의 진짜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샤오샤오는 베이징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여자입니다. 밝고 당찬 것 같지만 사실 누구보다 상처받기 쉬운 인물이에요. 저우둥위가 이 캐릭터의 그 양면을 너무 자연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징보란의 젠칭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꿈이 있지만 현실에 치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는 청년의 모습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어요. 두 배우의 케미가 이 영화를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진짜 청춘의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3. 흑백과 컬러의 대비가 인상적

이 영화에서 가장 독특한 연출이 바로 색감입니다. 현재 시점은 흑백으로, 과거 시점은 컬러로 표현됩니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보다 보면 이게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지 알게 됩니다. 과거의 사랑이 얼마나 생생하고 살아있었는지를 색으로 보여주는 거예요. 클라이맥스에 접어들면서 현재에도 색이 물들기 시작하는데, 흑백이던 화면이 서서히 채도를 되찾는 그 변화 하나로 영화 전체가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연출과 영상미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 색깔 하나로 모든 감정을 전달하는 연출이 정말 대단했어요.

4. 결말 이야기

먼 훗날 우리의 엔딩에서 젠칭과 샤오샤오는 서로의 행복을 빕니다. 젠칭은 자신의 꿈을 이루었지만 허전함을 품고 살아갈 것이고 샤오샤오는 자신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온기로 가득한 고향의 품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열린 결말로서 관객의 해석에 따라 해피와 세드가 갈리는 영화이기에 더욱 흥미롭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결말이 슬프면서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이 결국 함께하지 못하지만 서로의 삶 속에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남아있다는 것. 사랑이 끝나도 그 기억은 영원히 남는다는 메시지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만약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이라는 질문을 영화 내내 던집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선택이 달랐어도 결과는 같았을지 모른다는 씁쓸한 여운이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남았어요.

5. 감상평

혼자 봤습니다. 이 영화는 혼자 조용히 봐야 하는 영화예요. 건강원 일하면서 세 아이 키우다 보면 20대의 나는 어떤 꿈을 꿨었는지 가끔 생각날 때가 있어요. 젠칭과 샤오샤오가 베이징에서 꿈을 좇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 시절 제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 그런데 현실이 그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 과정이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져서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습니다. 중국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와 함께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비슷한 결의 아름다운 영화들이에요. 특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시고 끝까지 보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 여운을 제대로 느끼려면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먹먹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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