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2024년 개봉한 영화인데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유명한 데브 파텔이 감독, 주연, 각본을 모두 맡은 작품 몽키맨이에요. 인도판 존 윅이라는 말에 반신반의했습니다. 존 윅이라는 수식어가 요즘 너무 남발되거든요. 그런데 보고 나서 이건 존 윅과는 다른 영화라는 걸 알았습니다. 존 윅보다 훨씬 개인적이고 묵직한 영화였어요.

1. 몽키맨, 어떤 영화
잔혹한 과거의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키드. 어린 시절 종교 지도자 바바 샥티의 지시를 받은 경찰청장 라나 싱이 마을을 습격해 어머니를 잃은 뒤, 그 복수를 위해 인생을 바쳐온 인물입니다. 키드는 지하 격투장에서 원숭이 가면을 쓰고 맞아주는 역할을 하며 돈을 법니다. 맞으면서도 눈빛은 꺼지지 않는 그 장면이 이 영화의 분위기를 처음부터 잡아줬어요. 복수를 계획하지만 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됩니다.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 키드는 치명상을 입고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지만 비밀스러운 조력자 히즈라 공동체의 도움으로 힘의 신 하누만을 닮은 몽키맨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조던 필이 제작을 맡았고 데브 파텔이 감독, 각본, 주연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2. 데브 파텔이 이 영화의 전부
데브 파텔 없이는 이 영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순수한 소년이었던 데브 파텔이 이 영화에서는 복수에 불타는 눈빛의 액션 배우로 완전히 변신했습니다. 놀라웠어요. 이 사람이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랐습니다. 더 놀라운 건 데브 파텔이 첫 액션 신을 찍다가 손을 다쳤는데도 그대로 촬영을 이어갔다는 사실입니다. 그 집념이 이 영화 곳곳에서 느껴졌어요. 감독이자 주연이자 각본가로서 이 영화에 쏟아부은 열정이 화면에서 그대로 전달됩니다.
3. 인도 신화와 복수극의 결합이 독창적
이 영화가 존 윅과 가장 다른 점은 인도의 신화와 문화가 깊이 녹아있다는 거예요. 몽키맨이라는 제목 자체가 인도 신화의 하누만 신을 모티브로 합니다. 하누만은 힘의 신이자 헌신의 신이에요. 키드가 몽키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신화적인 여정으로 그려집니다. 히즈라 공동체의 존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히즈라는 인도의 성소수자 공동체인데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이에요. 그들이 키드를 구하고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었습니다. 약자들이 약자를 구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어요.
4. 인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이 영화는 복수극이면서 동시에 인도 사회의 부패와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찰청장 라나 싱이 종교 지도자 바바 샥티와 손잡고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구조가 영화 전반에 깔려있어요. 키드의 복수가 단순히 개인적인 원한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인도 빈민가의 현실, 종교와 권력의 결탁, 소외된 사람들의 삶이 액션 장면들 사이사이에 담겨있어요. 그래서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서는 무게감이 이 영화에 있습니다.
5. 결말 이야기
히즈라 공동체와 함께 재기한 키드는 본격적으로 라나 싱과 그 배후의 바바 샥티를 향해 나아갑니다. 클라이맥스에서 키드가 원숭이 가면을 하얗게 바꿔 쓰고 맨몸으로 적진에 뛰어드는 장면이 이 영화의 핵심이었습니다. 숨어 살던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그 변화가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키드는 치열한 싸움 끝에 라나 싱을 쓰러뜨리고, 모든 일을 꾸민 바바 샥티까지 상대합니다. 복수에 성공하지만 결말은 깔끔한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쓰러진 키드가 어머니를 떠올리는 장면으로 영화가 마무리되면서 복수가 끝난 후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열린 여운을 남겨요. 속편을 암시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몽키맨 2편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6. 영화 리뷰
고2 딸이랑 같이 봤습니다. 딸이 데브 파텔이 이렇게 액션도 할 수 있는 배우인지 몰랐다고 했어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같이 봤던 기억이 있어서 비교가 됐거든요. 보고 나서 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데브 파텔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만든 영화인 것 같다고요. 맞아요. 이 영화는 데브 파텔의 인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에 대한 시각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입니다. 그 진심이 화면에서 느껴지는 영화였어요. 청소년 관람불가라 어린 자녀와 함께 보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