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1999년 개봉한 미국 범죄 스릴러 영화로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본 콜렉터입니다. 20년이 넘은 영화인데 다시 봐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 덴젤 워싱턴이 침대에서 꼼짝도 못 하는 역할인데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싶은데 보고 나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몸이 아니라 두뇌로 이끄는 캐릭터가 이렇게 강렬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1. 본 콜렉터, 어떤 영화
시대 배경은 1998년의 뉴욕입니다. 주인공 링컨 라임은 왕년에 손꼽히던 법의학 수사관이었는데, 사고로 목 아래를 전혀 쓸 수 없게 되면서 지금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지내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러던 중 신참 순경 아멜리아 도너기가 순찰을 돌다가 옛 철길 근처에서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을 발견합니다. 도너기가 몸에 달고 있던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받아본 라임은 누워서도 현장을 하나하나 지휘하기 시작하고, 시신 주변 흔적들을 뜯어보다가 이 사건이 누군가에 의해 치밀하게 꾸며진 범행이라는 걸 알아챕니다. 라임은 달려오는 기차까지 세워가며 현장을 훼손하지 않고 지켜낸 도너기를 눈여겨봅니다. 단서를 읽어내는 감각이 남다르다고 판단한 라임은 그녀를 자신의 파트너로 삼습니다. 몸을 못 쓰는 천재 형사와 발로 뛰는 신참 경관, 이 조합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입니다. 필립 노이스 감독 작품으로 덴젤 워싱턴이 링컨 라임 역을, 안젤리나 졸리가 아멜리아 도너기 역을 맡았습니다. 4,800만~7,300만 달러 예산에 1억 5,15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뒀습니다.
2.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연쇄살인범의 초상은 양들의 침묵과 세븐 이후 할리우드의 단골 소재로 급부상했는데 본 콜렉터는 거기에 독특한 설정을 더했습니다. 범인은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닙니다. 현장에 단서를 남겨두고 형사들과 게임을 벌입니다. 그 단서들이 모두 뉴욕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어요. 낡은 도살장, 추리소설, 뉴욕의 어두운 지하도 등 범인이 제시하는 단서를 따라 뉴욕의 과거를 훑어보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상대가 바로 침대에 누운 링컨 라임이라는 설정이 독특합니다. 몸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두뇌는 누구보다 날카로운 천재 형사. 그리고 그의 두뇌를 대신해 현장을 누비는 도너기. 두 사람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는 과정이 보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양들의 침묵과 세븐을 좋아하셨다면 이 영화도 분명히 좋아하실 겁니다. 비슷한 분위기이면서도 침대에 누운 천재 형사라는 독창적인 설정이 차별화됩니다.
3.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의 케미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두 배우의 케미입니다. 덴젤 워싱턴의 링컨 라임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화면을 꽉 채우는 존재감이 있습니다. 눈빛과 목소리만으로 상황을 지휘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몸이 불편한 상황인데도 오히려 그게 더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때 이미 당돌하고 강렬한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영리하지만 공격적인 여경관 도너기를 완벽하게 소화했어요. 지금의 안젤리나 졸리 못지않게 젊은 시절의 안젤리나 졸리도 충분히 카리스마 넘쳤습니다. 두 사람이 전화나 무선으로만 소통하면서도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입니다. 직접 만나는 장면보다 오히려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는 장면들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4. 결말 이야기
라임과 도너기가 단서를 하나씩 추적하면서 범인의 정체에 가까워집니다. 범인은 단순한 연쇄살인마가 아니라 특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결말에서 진짜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이 반전이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입니다. 영화 내내 주변에 있었는데 전혀 의심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이었어요. 알고 나서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수많은 복선들이 있었다는 게 느껴집니다. 범인과의 마지막 대결 장면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침대에 누운 라임이 혼자서 범인을 상대하는 장면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가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결말 이후 라임이 조금씩 회복의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과 도너기와의 관계가 더 깊어지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납니다. 어두운 스릴러였지만 마지막은 따뜻하게 마무리됩니다.
5. 영화 리뷰
중3 아들이랑 같이 봤습니다. 아들이 링컨 라임이 침대에서 어떻게 범인을 잡냐며 신기해했습니다. 보면서 아들에게 몸이 아니라 두뇌가 더 강한 무기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춘기라 몸으로 부딪히는 것만 생각하는 아들한테 이 영화가 다른 시각을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생각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링컨 라임이 보여줬거든요. 양들의 침묵, 세븐과 함께 범죄 스릴러 3편으로 묶어서 보시면 더 재밌습니다. 수위는 있지만 지나치게 잔인하지는 않아서 중학생 이상이라면 함께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