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2023년 3월 개봉한 한국 드라마 영화로 민용근 감독이 연출하고 김다미, 전소니, 변우석이 주연을 맡은 소울메이트입니다. 2016년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에요. 여자 둘의 우정 이야기라고 해서 가볍게 볼 줄 알았지만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눈물을 닦았어요. 이건 단순한 우정 영화가 아니었어요. 청춘의 아름다움과 아픔을 이렇게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를 오랜만에 봤습니다.

1. 소울메이트, 어떤 영화
13살의 미소와 하은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단번에 서로에게 끌리며 친해집니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두 소녀예요. 미소는 자유롭고 거침없습니다. 틀에 갇히는 걸 싫어하고 떠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에요. 반면 하은은 차분하고 섬세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싶어 하는 인물이에요. 정반대인 두 사람이 친구가 되고 14년에 걸쳐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웃고 울고 사랑하고 질투하고 멀어지고 또 가까워지는 과정이 이 영화의 전부예요. 수년의 시간 동안 사랑과 질투, 이별을 겪으며 때로는 가까워지고 때로는 멀어지기를 반복합니다.
2. 김다미와 전소니가 핵심인물
김다미의 미소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캐릭터예요. 마녀에서 강렬한 눈빛으로 인상을 남겼던 김다미가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자유로움을 보여줬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면서도 따뜻한 미소의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전소니의 하은은 이 영화의 숨겨진 주인공입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안으로는 얼마나 많은 감정을 담고 있는지가 전소니의 눈빛으로 고스란히 전달됐습니다. 이 영화 이후로 전소니라는 배우를 눈여겨보게 된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두 배우의 케미가 이 영화를 살렸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14년을 함께하는 두 사람이 화면에서 정말 오랜 친구처럼 느껴졌어요.
3. 변우석의 진우도 인상적
지금은 엄청난 스타가 된 변우석이 이 영화에 나옵니다. 미소와 하은 사이에서 두 사람의 우정에 균열을 만드는 진우 역할이에요. 변우석의 진우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사랑에 솔직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 솔직함이 두 친구 사이에 미묘한 긴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여자 친구들 사이에 남자 한 명이 끼어들 때 생기는 그 복잡한 감정들을 이 영화가 너무 잘 담아냈습니다.
4.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소울메이트는 여자들의 우정을 이렇게 깊고 아름답게 그린 한국 영화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보통 한국 영화에서 여자들의 우정은 부수적인 이야기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미소와 하은의 관계가 중심입니다. 남자가 아니라 두 여자의 이야기가 영화 전체를 이끌어요. 미소가 자유롭게 세상을 돌아다닐 때 하은이 한 곳에서 기다리는 관계. 그런데 그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에요. 하은도 미소를 통해 세상을 간접 경험하고 미소도 하은이 있기에 돌아올 곳이 있는 거거든요.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 그게 진짜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결말 이야기
미소와 하은은 성인이 되면서 다른 길을 걷습니다. 진우를 둘러싼 감정이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을 만들고 한동안 멀어지게 돼요. 그런데 결국 하은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미소가 하은이 떠나는 과정을 전화로 전해 듣는 장면이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게 떠난 하은이 미소에게 남기는 일종의 유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은이 떠난 후 미소는 하은의 그림과 하은이 남긴 아이까지 맡아서 살아갑니다. 미소가 하은의 몫까지 살아주는 거예요. 어릴 때 미소가 했던 말이 돌아옵니다. 네가 내 몫까지 살아줘야지. 결국 그 말을 미소 자신이 지키는 거예요.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말이었습니다. 친구를 잃은 슬픔보다 그 친구가 남긴 것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더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6. 영화 후기
고2 딸이랑 같이 봤습니다. 딸이 보는 내내 조용했어요. 끝나고 나서 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기도 이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요. 저도 젊은 시절 미소 같은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 보고 나서 오랜만에 연락해봤어요. 영화 한 편이 이런 선물을 주기도 하더라고요. 딸이 있는 엄마들이라면 딸이랑 꼭 함께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보고 나서 나눌 이야기가 정말 많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