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이번에 세 아이들과 함께 한 영화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입니다. 마블을 잘 모르는 저도 이 영화만큼은 알고 있고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나오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 이야기를 모르면 이해가 안 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할 필요 없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1.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영화정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영화 개봉 전부터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영화입니다. 티저 예고편이 2021년 8월 24일 공개됐는데, 공개 24시간 만에 3억 5,550만 글로벌 뷰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예고편 기록도 뛰어넘은 역대 영화 예고편 24시간 최다 조회수 1위였습니다. 왜 이렇게 화제가 됐냐면, 토비 맥과이어의 출연 루머와 스파이더맨 2에서 열연을 펼치며 극찬을 받았던 알프레드 몰리나가 닥터 옥토퍼스 역으로 출연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엄청나게 관심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한 화면에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가 현실이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개봉 당일 만석이 될 정도였고, 팬데믹 기간 최고 예매량을 기록하며 누적 관객수 6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 중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가 됐고, 최종적으로 전 세계에서 18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중국에서 개봉하지 않고 10억 달러를 돌파한 MCU 영화 역사상 첫 번째 영화라는 점입니다. 단순한 히어로 액션 영화가 아니라 20년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역사를 한데 모은 팬들을 위한 선물 같은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2. 세 스파이더맨, 어떻게 다른가요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각자 다른 매력으로 한 화면에 모였다는 겁니다. 토비 맥과이어는 원조이자 성숙한 스파이더맨입니다.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의 첫 번째 스파이더맨 시리즈 주인공으로, 이 영화에서는 이미 오랜 세월을 싸워온 베테랑 히어로로 등장합니다. 셋 중 가장 말이 없고 침착하며 팬들 사이에서는 가장 성숙한 스파이더맨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앤드류 가필드는 반전의 스파이더맨입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영화 개봉 전까지 출연을 극구 부인했다가 등장하는 순간 전 세계 팬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MJ를 구하는 장면 덕분에 과거 시리즈에서의 상처를 치유하는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톰 홀랜드는 성장하는 스파이더맨이며 MCU의 피터 파커입니다. 셋 중 가장 어리고 미숙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진정한 히어로로 성장합니다. 모든 걸 잃으면서도 책임을 선택하는 결말이 이 캐릭터의 완성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나란히 앉아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따뜻한 장면이었습니다. 다들 같은 이름의 피터 파커인데 각자 다른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게 묘하게 감동적입니다.
3. 이스터에그와 오마주 모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20년 스파이더맨 역사에 대한 오마주와 이스터에그가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알고 보면 훨씬 더 재밌습니다.앤드류 가필드가 MJ를 구하는 장면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그웬 스테이시를 구하지 못했던 트라우마가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실패했던 구출을 다른 세계에서 마침내 성공하는 장면인데, 앤드류 가필드 팬들에게는 눈물을 쏟게 만드는 명장면입니다. 메이 큰엄마가 죽기 전 피터에게 남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대사는 스파이더맨 원작 코믹스에서 가장 유명한 명언입니다. MCU 스파이더맨에서 벤 삼촌 대신 메이 큰엄마가 전달하는 방식으로 오마주 했습니다. 일렉트로가 패배하면서 "평행세계 어딘가에는 흑인 스파이더맨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자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마일스 모랄레스를 연상시키는 오마주입니다. 톰 홀랜드의 동생 해리 홀랜드가 도둑 역할로 카메오 출연했지만 최종편집에서 통편집됐습니다. 톰이 항상 동생에게 촬영이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해리가 "형은 스파이더맨이잖아, 그 정도는 참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에 톰이 감독에게 해리를 추천했고 스파이더맨에게 거꾸로 매달려 온갖 수모를 당하는 장면을 죽을 고생 하며 찍었다고 합니다. 이후 해리가 톰에게 "이제 집에서 힘들다고 해도 된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너무 웃겼습니다.
4. 감동 포인트
스파이더맨이 세 명 나온다는 것만 알고 봤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피터는 빌런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치료해서 보내려 합니다. 단순히 악당을 때려잡는 게 아니라 구하려고 하는 피터의 마음이 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멀티버스를 닫기 위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피터 파커를 잊는 주문을 시전합니다. 피터는 MJ와 이별의 키스를 나누고 주문이 실행됩니다. 주문이 끝난 후 피터는 MJ를 찾아가지만 MJ는 피터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모든 걸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잊히는 길을 선택한 피터의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배트맨은 부자이고, 아이언맨은 천재이고, 슈퍼맨은 외계인입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은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가난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하고, 옳은 일을 하는데 욕을 먹고, 정체를 숨겨야 하는 삶을 삽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 지칩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모든 걸 잃어도 포기하지 않는 스파이더맨처럼, 그냥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