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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후기, 극장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스포 약간 있음)

by 와이지엠 202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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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는 혼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사실 사극이라 좀 망설였습니다. 뻔히 아는 역사이야기라 식상할 것 같아서입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1. 왕과 사는 남자, 영화이야기

계유정난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단종 이홍위와, 그를 감시해야 했던 강원도 영월 광천골의 산골 마을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사극) 영화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숙부한테 왕위를 빼앗긴 어린 왕이 산골 마을로 유배를 오게 되고 그 마을 촌장은 원래 유배온 양반을 감시하며 훗날 유배가 풀릴 때 한몫 챙기기 위해 그리하여 마을을 배불리 먹여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마을 촌장은 같이 살다 보니 어린 왕이 가여워 마음이 흔들립니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단종과 마을 촌장과 어디서부터 인지 언제부터인지 서로를 의지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에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의리를 지키는 이야기입니다. 2026년 2월 4일 개봉해 3월 6일 1000만 관객을 달성했고, 역대 한국 개봉 영화 매출액 1위를 기록한 작품입니다. 지금까지도 저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2. 유해진과 박지훈, 이 조합이 진짜였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박지훈이 단종 역할이라고 해서 살짝 의아했습니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사극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박지훈이 연기하는 단종은 처음엔 겁먹고 기가 죽어있다가, 나중에 엄흥도와 그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한명회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진짜 눈물이 터졌습니다. 유해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마을을 위해 청령포를 유배지로 만들어 돈을 벌어보려다가, 막상 찾아온 손님이 어린 왕이어서 마음이 흔들리는 과정을 너무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표정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들이 여러 번 나오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유해진 배우는 정말 그 시대의 사람인 것처럼 마을 촌장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박지훈배우의 우수 어린 눈빛 연기는 너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두 사람의 조합은 환상 그 자체, 진짜였습니다.

3. 엄마 입장에서 유독 더 와닿았던 장면

아들 태산 대신 자신의 장을 치라고 절규하는 엄흥도의 모습은 관객들의 눈물을 쏟게 만드는 명장면인데, 저는 이 장면에서 진짜 코끝이 찡하면서 훌쩍거리며 울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자식을 지키려는 부모 마음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사춘기 애들이 요즘 말도 안 듣고 속도 썩이지만, 저도 저 촌장처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건강원 일하면서 매일 힘든데, 이 영화 보고 나서 한참 동안 아이들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마을 촌장이 어린왕의 시신을 거둘 때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극장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4. 이 영화가 천만을 넘긴 이유

비극의 역사 속에서 의를 선택했던 사람들의 곡절의 서사는 감정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명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지, 민초를 대변하는 엄흥도의 자세로 살 것인지 자문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옳은 길을 선택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영화가 조용하고 묵직하게 보여줍니다.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 느낄 때, 이 영화가 힘이 됩니다. 아는 역사 영화이지만 그래도 감동을 주는 이유는 감독이 단종과 엄흥도의 관계이야기를 요즘시대에서는 잘 볼수 없는 이야기로 한 번쯤 인간관계에서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로 명화이자 명작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천만영화탄생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5. 후기

완벽한 영화라기보다는, 오래 마음에 남는 영화입니다. 보고 나서 한동안 엄흥도 이야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극이라 망설이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역사 지식 없어도 됩니다. 그냥 사람 이야기입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혹은 살면서 옳은 선택이 뭔지 고민해본 적 있는 분이라면 꼭 보시길 추천하며, 올해 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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