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범블비를 너무 재밌게 보고 나서 바로 이어서 봤습니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입니다. 범블비의 직접 후속작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범블비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볼만했으며 동물 로봇이 나온다는 설정이 처음엔 낯설었는데 막상 보니 신선하고 눈길을 끌었습니다.

1. 비스트의 서막, 어떤 영화
199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전직 군 전자 전문가 노아와 유물 연구원 엘레나가 중심입니다. 전 우주의 행성을 집어삼키는 절대자 유니크론의 부하 스커지는 테러콘들을 이끌고 지구에 당도합니다. 그에 맞서기 위해 지구에 정체를 숨기고 있던 트랜스포머 오토봇 군단이 모습을 드러내고, 또 다른 트랜스포머 진영인 맥시멀과 힘을 합칩니다. 2023년 6월 6일 세계 최초 한국 개봉한 작품으로, 크리드 2 감독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양자경, 피터 딘클리지, 론 펄먼, 피트 데이비슨 등 유명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했습니다.
2. 맥시멀과 새 친구 미라지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맥시멀의 등장입니다. 기존 트랜스포머는 자동차, 비행기, 트럭 같은 기계로 변신했는데, 맥시멀은 동물로 변신합니다. 거대한 고릴라로 변신하는 옵티머스 프라이멀, 치타로 변신하는 치터, 코뿔소로 변신하는 라이녹스, 매로 변신하는 에어레이저 등이 등장합니다. 처음엔 트랜스포머가 동물로 변신한다니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보니 독특하고 시각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거대한 고릴라 옵티머스 프라이멀이 전투하는 장면은 정말 박력 넘칩니다. 맥시멀은 19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비스트 워즈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들입니다. 이번 영화에서 범블비 대신 주인공 노아의 트랜스포머 친구 역할을 하는 건 미라지입니다. 범블비가 노란 폭스바겐 비틀로 변신하며 과묵한 캐릭터였다면, 미라지는 멋진 포르쉐로 변신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주먹 인사를 건넬 만큼 사교적인 기질이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코미디언 피트 데이비슨이 목소리를 맡아서 그런지 유머가 넘칩니다. 범블비와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 영화를 보다 보면 미라지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결말 이야기 (스포 주의)
트랜스워프 키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포탈을 열 수 있는 장치입니다. 유니크론이 이것을 이용해 지구로 직접 침공하려는 게 영화의 핵심 갈등입니다. 반대로 맥시멀들은 이 키로 자신들의 고향 행성 메트로플렉스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오토봇과 맥시멀, 그리고 노아와 엘레나가 트랜스워프 키를 빼앗기지 않으려 싸우는 게 영화 후반부 전체입니다. 스커지가 트랜스워프 키를 이용해 유니크론을 지구로 불러들이는 포탈을 열려고 합니다. 오토봇과 맥시멀이 총력전을 펼치지만 역부족입니다. 스커지는 옵티머스 프라이멀을 쓰러뜨리고 범블비마저 파괴됩니다. 이 순간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입니다. 범블비가 스커지에게 파괴되는 장면은 정말 예상 못 했습니다. 범블비 영화로 정이 든 팬들에게는 눈물이 나는 장면입니다. 포탈이 열리면서 옵티머스도 끌려가는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노아가 에너존 액스를 잡아챕니다. 옵티머스가 말리지만 노아는 "모두가 하나 되는 날까지"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옵티머스를 끌어냅니다. 노아가 끌려들어 가려는 순간 옵티머스 프라이멀이 달려와 노아를 잡아채며 두 사람 모두 살아납니다. 노아는 트랜스워프 키를 파괴해 유니크론의 지구 침공을 막는 데 성공합니다. 트랜스워프 키가 파괴되면서 포탈이 닫히고 유니크론의 침공이 일단 막힙니다. 그러나 유니크론 자체가 소멸한 건 아닙니다. 언제든 다시 위협할 수 있다는 암시를 남기며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이 과정에서 노아가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옵티머스 프라이멀의 도움으로 살아남습니다. 전투가 끝나고 노아는 친구 릭이 조달해 준 부품으로 전투에서 망가진 미라지를 수리합니다. 노아가 미라지의 이름을 부르자 언제 부상당했냐는 듯 미라지가 예전처럼 활기차게 변신하는 장면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됩니다. 쿠키 영상이 핵심입니다. 노아가 취업 면접을 보러 갔는데, 면접관이 비공식 정부기관 소속이라고 밝히며 함께 일하자고 제안합니다. 남겨진 노아가 명함을 내려다보고 "지 아이 조?"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트랜스포머와 지 아이 조의 크로스오버를 예고하는 쿠키 영상입니다.
4. 솔직 리뷰
범블비와 비교하면 감동이 덜했습니다. 범블비가 찰리와 범블비의 따뜻한 우정을 중심으로 감동을 줬다면, 비스트의 서막은 그보다 액션에 더 치중한 느낌입니다. CG 퀄리티도 기대보다 아쉬웠다는 평가가 있는데 저도 어떤 장면에서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이번 편에서 평소와 다르게 인간과 지구보다 자신의 종족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가 알던 대장님의 모습과 달라서 처음엔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이유가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데 이 부분이 이번 편의 숨겨진 감정선입니다. 범블비는 세 아이 모두 같이 봤는데 비스트의 서막은 중3 아들이랑 단둘이 봤습니다. 아들이 맥시멀 캐릭터들 나올 때마다 이름을 설명해줬는데, 트랜스포머를 이렇게 잘 알고 있었나 싶어서 새삼 놀랐습니다. 사춘기라 말이 없던 아들이 영화 보는 내내 신나서 설명해 주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같이 영화 보는 것만으로도 대화가 생기고 아이를 더 알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