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를 살해당한 비극을 되돌리려 과거로 달려간 히어로가, 결국 멀티버스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맞이한다면 어떨까요. 《플래시》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사실상 마지막을 장식하며, 한 명의 선택이 얼마나 거대한 파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기본 정보와 시놉시스
《플래시(The Flash)》는 2023년 개봉한 앤디 무스키에티 감독의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DC 확장 유니버스(DCEU) 작품으로, 에즈라 밀러가 타이틀롤을 맡았고 마이클 키튼·사샤 카예·마이클 섀넌이 출연합니다. 감독 교체와 코로나19 팬데믹, 후반 제작 차질 등으로 여러 차례 개봉이 지연된 끝에 공개됐습니다.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아버지가 그 누명을 뒤집어썼던 비극적인 과거를 마주하던 배리 앨런(에즈라 밀러)은, 무심결에 스피드 포스를 사용하다 시간을 되돌리는 '크로노볼'을 만들어내 그날로 돌아가게 됩니다. 어머니가 살해당할 틈을 만들었던 계기를 몰래 제거한 배리는 다시 현재로 복귀하려 하지만, 정체불명의 스피드스터에 의해 강제로 튕겨져 나가 전혀 다른 2013년에 도착하게 됩니다.
왜 하필 샌드위치 가게에서 이야기가 시작될까
영화 초반, 배리는 항상 먹던 샌드위치를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느리게 만드는 것에 초조해하다가 고담의 사건을 돕기 위해 달려갑니다. 이 사소한 일상의 조급함이 곧이어 벌어질 멀티버스 붕괴라는 거대한 사건과 대비를 이루며, 평범했던 하루가 어떻게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관람 포인트 -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이야기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과거의 배리가 현재의 배리를 만나 함께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독특한 구조를 취합니다. 자신의 미숙했던 과거와 직접 부딪히며 성장해야 한다는 이 설정이, 단순한 히어로 액션을 넘어 자아성찰의 서사로 확장된다고 봅니다. 1989년 《배트맨》에서 배트맨을 연기했던 마이클 키튼이 이 영화에서 은퇴한 다른 세계의 배트맨으로 돌아옵니다. 오랜 팬들에게는 반가운 향수를, 새로운 관객에게는 낯선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동시에 안겨주는 이 캐스팅이, 이 영화가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활용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샤 카예의 슈퍼걸, 새로운 얼굴의 등장
이 영화에서 처음 실사화된 슈퍼걸 역의 사샤 카예는, 익숙한 히어로들 사이에서 신선한 존재감을 더합니다. 조드 장군이 이끄는 위협에 맞서는 과정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활약이, 영화 후반부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리는 요소라고 봅니다. 영화 초반, 고담에서 팔코네 일당을 쫓는 배트맨을 돕던 배리는 원더우먼과도 짧게 마주칩니다.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기 전 등장하는 이 카메오는, 배리가 평소 저스티스 리그의 막내로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이후 펼쳐질 멀티버스 여정과 대비되는 익숙한 세계의 마지막 풍경으로 기능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말 해석
결말을 구체적으로 옮기기보다, 이 영화가 왜 완전한 원상 복구 대신 다소 어긋난 결말을 택했는지에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배리가 우주를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질주하지만, 마지막에 도달하는 현실은 그가 알던 세계와 미묘하게 다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배리는 이전과는 다른 배트맨이 존재하는 세계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열린 결말은, 시간을 되돌리는 행위가 결코 완벽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총평 - 멀티버스로 완성한 자아성찰 서사
| 항목 | 내용 |
|---|---|
| 연출 | 시간 여행과 멀티버스를 활용한 자아성찰 구조 |
| 배우 | 마이클 키튼의 향수 자극 캐스팅, 사샤 카예의 새 슈퍼걸 |
| 제작 과정 | 감독 교체·팬데믹 등으로 여러 차례 지연된 개봉 |
| 강점 |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며 성장하는 독특한 서사 구조 |
익숙한 히어로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플래시》는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색다르게 풀어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