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2022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입니다. 그리고 원더랜드에서 봤던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보면 볼수록 이상하게 빠져들었습니다.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영화가 진짜 좋은 영화구나 싶었습니다.

1. 헤어질 결심, 작품소개
불면증에 시달리는 형사 장해준은 부산에서 근무하며 이포에 거주하는 아내 정안을 일주일에 한 번만 만납니다. 어느 날 해준은 산에서 추락사한 남성의 사건을 맡게 됩니다. 피해자의 아내 송서래를 조사하면서 해준은 서래가 충분한 애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의심을 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하면 할수록 해준은 서래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의심해야 하는 용의자인데 자꾸 끌리는 겁니다. 그리고 서래도 자신을 조사하는 형사 해준에게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이 영화는 장르를 딱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이야기인데 로맨스입니다. 용의자를 의심하는 이야기인데 사랑 이야기입니다. 사랑 이야기인데 끝까지 긴장감이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직접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자신이 만든 인물들 중에서 가장 착한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살인 사건과 얽혀있지만 두 사람은 정말 선한 사람들이어서 오히려 더 비극적입니다. 2022년 6월 29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박해일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2022년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고 국내 관객 179만 명을 동원했습니다.
2. 탕웨이 연기가 압도적
서래 역의 탕웨이가 이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중국 출신으로 한국어가 서툰 이민자 여성인데 그 서툰 한국어가 오히려 묘한 매력이 됩니다. 어눌하지만 정제된 말투 안에 녹아든 독특한 리듬이 마음에 듭니다. 특히 서래가 자주 사용하는 마침내라는 단어가 인상적입니다. 원더랜드에서 봤던 탕웨이와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박해일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용의자에게 끌리면서도 형사로서의 직업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감정을 말보다 눈빛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3. 산과 바다 의미
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상징이 있습니다. 해준은 산을 좋아합니다. 산이 자신을 안정시켜 준다고 합니다. 반면 서래는 바다를 좋아합니다. 바다의 끝없는 깊이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산과 바다는 두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상징합니다. 산처럼 안정적이고 원칙을 중시하는 해준, 바다처럼 자유롭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서래. 이 두 사람이 만나면서 서로에게 끌리지만 결국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누군가와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해준과 아내, 서래와 첫 번째 남편, 두 번째 남편, 그리고 마침내 서래와 해준까지. 감독이 말한 것처럼 헤어질 결심을 계속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또 결심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래서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 자체가 이미 이 영화의 모든 걸 담고 있습니다.
4. 결말 해석 (스포 주의)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뉩니다. 1부에서 해준은 서래의 남편 사망 사건을 수사합니다. 서래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해준은 결국 서래를 놓아줍니다. 시간이 흘러 2부에서 해준은 이포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서래는 첫 번째 남편을 죽였습니다. 자신을 학대하던 남편을 제거한 것입니다. 해준이 진실을 알면서도 서래를 놓아줬을 때 서래는 해준에게 깊은 감정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서래는 해준에게 직접 다가가지 않습니다. 해준에게는 아내 정안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래는 이포로 이사해서 해준 가까이 있기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합니다. 해준을 사랑하지만 그의 삶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서래의 복잡한 선택입니다. 서래의 두 번째 남편 임호신도 죽습니다. 바다에서요. 임호신은 서래에게 해준과의 관계를 추궁하고 서래를 협박합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서래는 결국 임호신도 제거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하는 사람이 또 해준입니다. 해준은 서래가 임호신을 죽였다는 걸 알고 있지만 증거를 찾지 못합니다. 아니 찾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서래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자신의 몸이 파묻힐 만큼 깊은 굴을 팝니다. 해준이 서래를 찾아 해안가로 달려오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해준이 도착했을 때 서래는 파도에 잠겨있습니다. 해준은 무릎을 꿇고 모래를 미친 듯이 파헤칩니다. 그 장면에서 카메라가 위에서 내려다보는데 파도의 포말이 모래사장에 남기는 궤적이 서래의 옆모습 윤곽처럼 보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장면입니다.
5. 엄마 입장에서 한마디
이 영화는 아이들과 같이 보기는 어렵습니다. 내용이 성인 취향이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혼자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사라지는 선택, 그게 가장 큰 사랑인지 아니면 가장 큰 상처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건강원 일하면서 남편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는 저한테는 이 영화가 더 묵직하게 와닿았습니다. 매일 보는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